하느님의 인간의 사랑에 대한
크나큰 사랑에 감동되어 우시는 성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의 회개....
나환자와의 만남
예나 지금이나 나병환자는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다.
당시의 프란치스코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간혹 거리에서 그들을 마주치게 되면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여 그들을 피해 갔었다.
나병환자들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살 수 없었고,
거주 지역이 따로 있었다.
그들은 일반인이 사는 거리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고,
간혹 나타난다면 옷을 머리끝까지 써서
스스로 일반인과의 접촉을 막았다.
하여간 그들을 마주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는 회개의 과정을 밟으면서
생각과 정신이 모두 바뀌었다. 이를 환골탈태한다고 한다.
한 번은 한적한 길거리에서 그들을 만나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너무나 놀라서 도망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는 몸과 마음이 바뀌어 있었다. 환골탈태하는 중이었다.
나병환자를 보는 순간 연민의 정이 솟구쳤다.
복음서의 말씀이 떠올랐다.
너희가 보잘 것 없는 이들에게 해 준 것이 곧 내게 해준 것이다.
그들을 보는 순간 십자가에 일그러진 예수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영육이 바뀌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들에게로 달려가 그들을 껴안았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을까? 모를 일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연민의 정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프란치스코는 그들을 감싸 안으면서 가슴이 뭉클하였다.
뭔가 뜨거운 것이 지나갔다. 서로 눈을 바라보았는데,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나환자의 눈에도, 프란치스코의 눈에도 눈물이 괴었다.
프란치스코는 죽기 전에 쓴 유언에서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내가 죄 중에 있었을 때 나병환자들을 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역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 친히 나를 그들에게 데리고 가셨고,
나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내가 그들한테서 떠나올 때는 역겨웠던 그것이
오히려 몸과 마음의 단맛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얼마 있다가 나는 세속을 떠났습니다...(유언 1-3).
프란치스코는 나병환자와의 만남 이후에
단단히 결심한 것이 있었다.
이렇게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해야겠구나.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전에는 못 보던 것이 이제는 뚜렷이 보였다.
참으로 큰 변화가 프란치스코 안에서 이루어졌다.
나병환자를 보고서 연민의 정이 솟구쳐 오르다니.....
나병환자 안에서 예수님의 얼굴이 떠오르다니...
그들과 한 형제-자매라는 의식이 떠오르다니....
그들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갑자기
십자가에서 일그러진 고통의 예수님이 떠오르다니...
오호....불쌍한 것들...!!
이런 봉사는 프란치스코회에서 전통처럼 내려왔다.
형제들은 소외된 나환자들을 정성껏 돌보았다.
한국에 진출한 프란치스코회도 이 전통을 살려나갔다.
진주에 도착한 이태리 형제들은
당시 천덕꾸러기인 나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경남 산청에서 좀 떨어진 곳에
나환자 집성촌을 형성시켜 나갔다.
처음에는 그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엄청 심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 곳이 외딴 곳이고, 앞에 경호강이 가로놓여 있어서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은 어려움 중에서도 이 일을 성공리에 마친
이태리 형제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1959년부터 설립되어 이젠 나환자촌의 모델처럼 되었다.
이젠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친히 나환자 집성촌에 머물면서
그들을 돌보아주었다.
이는 몸과 마음이 바뀌기 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이렇게 사람은 미쳐야 뭔가 이룰 수 있나 보다.
복음서에도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이 돌아
어머니와 그 형제들이 예수를 찾았다는 기사가 나온다.
예수는 당시 사람들 눈에 미친 사람이었다.
프란치스코도 당시 사람들 눈에 미친 사람이었다.
아니, 나병환자와 접촉하는 일도 미친 짓인데,
어떻게 그들 가운데 살면서 그들을 돌볼 수 있겠는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그것이 역겨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봉사하면 할수록 그것이 영혼의 단맛이었다고!! 이 무슨 역설인가?
여기서 미쳤다는 것은 환골탈태를 의미하는 것이요,
온 몸과 온 마음이 모두 개조되었다는 의미이다.
새로 거듭 났다는 것을 말한다.
프란치스코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 기간 동안 나환자들을 돌보아주어야 했다.
그것이 회개했다는 하나의 증표였고,
그것이 거듭났다는 하나의 증표였다.
-가톨릭사이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