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터 > 나눔방
|
 |
 |
|
작성일 : 07-11-02 08:58
 조회 : 10,078
|
하산 길에 숲을 보다 -적상산-
지난 주말에 산악회를 따라 전북 무주에 있는 적상산엘 다녀왔다.
7시30분에 복정역을 출발한 버스가 대진고속도로의 무주 IC에서 빠져나와
산행기점인 치목마을에 도착한 것이 10시55분
버스에서 내린 일행은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산행시 주의 사항도 제대로 하지 않은것 같은데 곧장 출발한다.
나는 홀로 산행을 주로 하는 터라, 이거 뒤쳐지는거 아닌가하고 긴장이 된다.
산행 코스는 치목마을 → 송대 → 안국사 → 안령대 → 향로봉 →
서문 삼거리 → 장도바위 → 서창마을까지 5시간 일정이다.
적상산은 높이가 1,034m이며 4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붉은색 바위지대가 마치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하여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한다,
정상 일대는 흙으로 덮인 토산(土山)이라서 나무숲이 매우 울창하다.
산정이 평탄한 반면 지면에서 산허리까지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세가 험준하며 물이 풍부하여 방어에 좋은 조건을 갖춘 자연요새인 까닭에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적상산성을 축조 하였다고 하는 산행 리더의 설명이다.
추수가 끝난 치목마을은 집집마다 노란 감나무가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마을 뒤편의 사과 과수원을 기점으로 산행이 시작 되었는데,
과수원에는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 보기에는 좋았지만
아직 수확을 못한 것이 상품성이 떨어져 팔리지 않는 모양이다.
아마, 주렁주렁 달려 있는 빨간 사과는 과수원 주인의 근심이지 싶다.
산행 초입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길은 한 시간 정도 계속되는데
앞뒤로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같이가는 사람이 쉬자는 엄살도 부리고
가파른 길을 오르며 가장 부러운 것은 산 정상에 오른 사람보다
내 앞에서 50m쯤 앞서가는 사람들이다.
산을 오를 때면 하산하는 사람이 부럽고, 숨 가뿔때면 앞서 저만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부러운가
물론, 한발 한발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그렇다.
주변에 나보다 한발 앞서가는 사람이 언제나 부럽기 마련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그 자리에 와있고
다시 앞서 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어떻게 보면 앞서고자 하는 집착일 수도 있겠으나 살아가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송대 위에 있는 절벽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산뜻한 포장도로와 오고가는 차량이 나타난다.
여기까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나는 뭔가 ?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산행 중 가끔 나타나는 허망한 광경 중의 하나다.
안국사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나타난 것이다
거기다 안국사에서 문화재관람료까지 받고 있으니
산행만 하는 등산객으로서는 정말 아까운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걷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좋아할듯하다.
해발 1,000m까지 포장도로가 나 있으니 얼마나 편안 할 것인가
안국사(安國寺)는 적상산 사고 관리를 위해 승병들이 기거하던 사찰이다.
1277년(충렬왕)에 월인화상이 지은 사찰로 1614년(광해군)에 사찰을 중수하고,
1641년(인조)에 상산 사고인 선운각을 세우고 “조선왕조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을 봉안하고
사고를 지키기 위하여 설치한 호국사와 더불어 승병들의 숙소로 사용하였다 한다.
현재의 안국사는 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1989년에 무주 양수발전소 공사로 인하여 수몰지구에 들어가게 되여,
1991년에 소실된 호국사(護國寺) 자리인 지금의 자리로 이전 하였다 한다.
절 아래로 적상산성이 산을 둘러싸고 있다
안국사를 지나 300m 정도 오르니 주능선이 나온다.
남쪽으로 300m 정도떨어진 적상산에서 전망이 제일 좋다는 안렴대에 들렸다.
멀리 동남쪽으로 덕유산이 보인다
아래가 절벽이라 앞이 탁 트여 눈이 시원하긴 한데 전망 제일이라기엔 좀 그렇다.
안렴대를 보고, 왔던 길을 되돌아 30분 정도 능선길을 따라가니 향로봉이다.
향로봉 정상은 별 특징없이 펑퍼짐하다.
초반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오르막에서 땀 좀 흘렸으나
등산로가 비교적 순탄하여 천미터가 넘는 산이면서도 정상에 오르는데 큰 부담이 없다.
주능선에는 단풍철이라 그런지 여기 저기 점심을 먹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10여분 정도 하산하다 길에서 벗어나 빵과 사과로 점심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서늘한 느낌이 들어 벗었던 겉옷을 다시 입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차가운 날씨는 아니지만 제법 선선해서
오를 때는 땀이 나도 잠시 쉬고있으면 땀이 식어 서늘하다
적상산성의 西門址를 통과하여 바위사이를 지나면서 보니 단풍이 눈에 확 들어온다.
오르는 길과 능선을 오가며 느끼는 단풍은 그저 그러 했는데
하산 길에 보이는 북부능선의 단풍은 암벽과 단풍이 어울려 절정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바위사이로 보이는 노란색 일색의 단풍은 다른 산행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가을엔 덕유산보다 적상산이라더니 정말 이내 하는 느낌이 온다.
바위 길 중간에는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산을 오르다가 길이 막히자
장도(長刀)로 단칼에 내리쳐 길을 내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는 거대한 장도바위가 있다.
샘터를 지나 평지로 내려서 하산 길을 뒤 돌아 보니
산봉을 둘러싼 평풍바위로 두 겹 붉은 치마를 두룬 적상산 전경이 보인다.
산행 중에는 산속에 빠져 볼 수 없었던 광경을 보게 되는것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실감나는 광경이다.
산행 중에는 주변을 보는 것보다 올라 가는데 주력하였으나
하산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뒤돌아보는 길은 산행 중에는 볼 수 없던 것을 보여준다.
그래, 가끔은 한발 물러서서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서창마을에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먼저 내려온 일행이 모여 산악회에서 준비한 밥과 하산 주를 들고 있다.
망향 휴게소의 아침식사와 하산 후의 식사는 동행한 산악회의 특성인 듯싶다.
관광차에 배낭을 벗어놓고 일행에 합류하여 요기를 하며 4시간의 산행을 마친다.
<10월 마지막 주말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