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추위에 엄마 생각
새해 들어선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월이라 입춘이 내일 모래인데 근래 보기 드문 한파로 전국이 제주도 까지 영하의 날씨에 폭설이 자욱하다 50여년만의 기록적인 강추위로 전국이 얼어 붙고 지하철도 고장이 나서 교통지옥을 연출하고 빙판 길 도로상에서는 자동차 충돌 사고가 연발해서 난리 법석이 났다. 농촌의 비닐하우스에도 한파의 기습으로 어려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거 같다 학교도 휴학하는 데가 적지 않다 오랜만의 동장군 기습으로 적지 않은 혼란이 일어났다
여기서 70여년 전 옛날의 겨울 풍경을 살펴 보니 추억이 새로워 진다. 그 당시에는 오늘 같은 현대식의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보게 된다 우선 주택을 보면 대부분이 기와나 초가 지붕의 단독주택이다 그것도 양옥(서양식 가옥)이 아니라 한옥이다 안방 건너방 사랑방이 있는데 그 출입문은 대개 창호지 한겹의 미닫이 문이고 안방에 연결된 마루는 마당으로 확 틔어 있는 게 대부분이다 안방에 달린 부엌도 신발을 신고 드나드는 흙바닥인 경우가 많고 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기야 부엌 뒤편에 땔나무 장작이나 솔가지 나무를 쌓아 놓게 마련이니까
마당 한편에는 우물이나 물 펌프가 있게 마련인데 여기에 하수구가 연결되어 있는 빨래 판이 있다 오늘과 같은 상수도 하수도 시설이 없던 시절이니까 세수나 빨래를 여기서 하기 마련이다 특히 추운 겨울 날씨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 당시엔 겨울철 기온이 보통 영하 18도 정도되니까 요즘 우리가 도시 현대식 주거시설에서 겪는 겨울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그 광경이 짐작도 가지 않을 것 같다
요즘 승용차의 타이어 만큼의 크기인 놋대야에다가 부엌에서 데운 물을 떠가지고 (하)수도 가에 가지고 와서 세수를 하고 그 물을 버릴 때 놋대야 전더구니(원반 외곽)를 잡고 물을 쏟아 버리면 손이 쩍 달라 붙는다 손에 있는 물기가 얼어 붙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부모와 너댓명 되는 아이들이 안방에서 함께 자게 되는데 초저녁엔 아랫목은 방바닥이 뜨겁고 윗목은 미지근하지만 새벽이 되면 온돌에 엊저녁에 땐 불기가 다 식고 화로에 담아 놓은 화로불도 다 삭아서 머리 맡에 놓아둔 자리기 물(저녁 숭늉)이 살얼음이 잡혀있곤 한다
어머니가 새벽에 가마솥에 물을 데우느라고 아궁이에 불을 때면 방바닥이 다시 따뜻해진다
그렇게 되면 이불 속에서 나와 일어나기가 아쉽다 요 밑에서 전해 오는 따뜻한 온기가 그렇게도 좋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세상에선 안방에 앉아서 온 세상의 아름답고 좋은 경관이나 재미 있는 볼거리를 다 구경하며 세계적인 명산물을 다 즐기면서 참으로 호의 호식하며(옛날이 비하면) 살기 좋고 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데도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 지는 걸로 생각하며 불만(불만족)이 많아지는 건 어찌된 일인지 아쉬울 때가 많다
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