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봄을, 부활을 기원하며
부활하신
예수님의 기쁨과 평화가 수원교구 모든 형제자매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부활이 주는 기쁨, 빛 그리고
희망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참혹히 돌아가셨으나 사흘 만에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상 죽음은 그분의 말씀과 기적들을 통해 감동을 한 수많은 사람들, 특히 예수님을 따르려고 직업과 고향 그리고 가족까지 버린 열두 제자들을
큰 슬픔과 실망, 허탈감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예수님께 미련을 둘 수 없게 되자 그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였고, 어떤 제자들은 엠마오로 떠났습니다.
삼
일째 되는 날 새벽에,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 무덤으로 달려 가 보니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전한대로 무덤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는 빈 무덤을 보고나서야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믿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자들은 그때까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요한 20, 8)입니다.
그
후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과 많은 이들에게, 여러 차례 나타나시어 당신의 손과 옆구리에 난 상처를 보여주시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기도 하셨습니다. 당신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으나 분명히 다시 살아났음을 사람들이 믿게 해 주신 것입니다. 예수부활은 「죽음에서
생명을」, 「어둠에서 빛을」, 「절망에서 희망을」 안겨준 사건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요 핵심이며 희망의 근거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한마디로
부활의 종교입 니다.
가정의 봄을, 부활을 기원하며
우리가
‘부활 신앙인이 되었다’는 것은 예수님의 부활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 ‘죽어야 산다’는 십자가의 신비와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해도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 다시 살게 된다’ 는 진리를 믿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신앙을 자신의 삶을 통해 이웃들에게 증언하고
전해야 합니다.
수원교구는
2007년 사목목표를 “대리구제의 뿌리내림”과 “가정의 성화”로 정하고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가 보다 더 효율적이고
근본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부활절에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특히 수원교구 교우 가정 안에서 잘 실현되고
드러나기를 기원합니다.
가정은
생명의 산실이요 사랑의 요람이며 신앙의 학교입니다. 그러나 현시대의 우리 가정은 가정이 생명과 사랑의 요람이라는 이러한 사실을 무색케 할 정도의
높은 이혼율과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로인해 결손가정의 증대와 심각한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민은
모두 다음 세 가지를 잘 실천해 나아감으로써 우리 가정들이 새로운 봄을, 부활을 맞이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첫째로,
생명의 문화를 이루어 나갑시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주교회의 봄 총회를 마치며 낸 사목교서 [희망의 문화를 향하여!]가 시의 적절하게 지적한 것처럼, 1973년 2월 8일 소위
‘모자보건법’이 통과된 후 우리나라에서는 34년 동안 매년 150만 명씩 낙태가 이루어져 현재까지 남한 인구만큼의 태아가 이 세상에서 빛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땅 위에서 널리 그리고 쉽게 자행되어 온 낙태행위는 생명 경시풍조 및 죽음의 문화를 낳았고,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세계 최저 출산 국가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나라가 되고 생명과 관련된 국가사회의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하루 속히 모자보건법의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故 김 안젤로 주교님께서 오랫동안 강조하셨던 바와 같이 수원교구 모든 교우 가정들은 세 명 이상의 자녀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 경시풍조 속에서 점점 더 증가하는 ‘자살’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웃에게
친구가 되어줌으로써 극단적인 삶의 포기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둘째로,
부부 사랑을 키워나가고, 이혼자들은 하느님 사랑에 의지합시다!
가정의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는 부부사랑입니다. 부부사랑이 돈독한 행복한 가정에서는 자녀문제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행복한 가정을 원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부부사랑을 키워가야 합니다. 이것이 가정의 봄을, 부활을 이루어 나아가는 지름길입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이혼자들의 수효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이혼은 가정의 해체를 초래할 뿐 아니라 이혼하였다는 죄의식 때문에 교회를 멀리하게 만들고
결국 냉담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가정공동체] 73항에서 언급하셨듯이, 교회는 이러한 어려움과 고통 가운데 있는
가정들을 돌보아주고 후원하며 그들이 ‘복음의 빛’ 아래 살도록 도와야 합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1코린 12, 26). 교회는 아파하는 지체(이혼자)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혼자 자신들도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가정을 신앙의 학교로 만들어 갑시다!
우리
가정을 신앙의 학교로 만들어 가고 더 나아가 성가정으로 만들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날 가족 서로가 시간을 맞추어 가정기도를 바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좋은 것을 포기한다면,
그 어떤 좋은 일도 이루어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거룩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에게 신앙의 유산을 전해주기 위하여 우리는 그동안 둔화되었던
가정기도를 재 활성화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신앙심을 어려서부터 잘 키워주기 위해서 지금처럼 주일학교에만 의존하는 신앙교육이 아니라, 가정에서 신앙의 첫 번째 교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던 우리 부모님들의 전통을 재발견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신앙을
가진 우리 교우 가정들이 모두 새로운 봄을, ‘부활’을 맞기를 기원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십자가의 신비를 잘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나 자신이 죽는 그만큼 부활의 씨앗은 자라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사랑의 십자가를 지는 생활이, 매일 부활을 잉태하는 삶이요
부활신앙을 사는 것입니다. 죽음 너머 있는 부활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우리 가정 안에서 부활신앙을 살아가고, 이웃 가정들에게 그 부활신앙을
전할 때 우리 가정과 우리 사회가 진심으로 부활의 알렐루야를 노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우 가정들과 우리 사회의 모든 가정들이 부활의 기쁨과 밝은 빛을 얻기 위하여 한 번 더 용서하고 사랑하며, 한 번 더 희생하고 죽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주님의 부활을 믿는 사람이 되는 길이요, 부활을 경축하는 신앙인의 행위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예수부활의 큰 기쁨과 빛이, 여러분과 모든 가정 그리고 우리 사회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천상의
모후님, 기뻐하시며 즐거워하소서.
아드님이신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2007년
4월 8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최 덕 기 바오로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