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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9-18 00:00
그녀는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씻었고...
 글쓴이 : 가로등
조회 : 5,574  
<<연중 제24주간 목요일(루가 7,36-50)>>

오늘 복음의 사건은 바리사이파 사람인 시몬의 집 뜰에서 있은 일입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의 부잣집은 정방형의 마당을 한가운데 두고 사방으로 건물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마당에는 우물이 있고, 따뜻한 날에는 그 마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어떤 귀한 손님이 초대되었을 경우에는 그들의 풍속에서 의례히 세 가지 일이 행해졌습니다.

1) 주인이 나와 손님 어깨에 손을 얹고 평화를 기원한 입맞춤을 했고
2) 먼지로 더러워진 발에 물을 부어 씻겨 주는 일과
3) 그리고 약간의 향료를 분향하든가 장미향 한 방울을 손님 머리 위에 부어 바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파 사람인 시몬이 예수님을 초대해 놓고도 그런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은 예수님을 반은 호의로, 반은 멸시하는 태도로 대하였다는 표였습니다.
그러나 그 집에 들어와 사람들 틈에서 예수님을 찾는 죄 많은 여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씻었고 머리카락으로 닦았으며 발에 입을 맞추었고 유대 여인들이 늘 목에 걸고 다니던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발라 드렸던 것입니다.
그러한 태도를 본 시몬은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습니다.
“저런 죄녀가!” 또 “저 사람이 정말 예언자라면 자기 발에 손을 대는 저 여자가 어떤 여자며 얼마나 행실이 나쁜 여자인지 알았을 텐데” 하고 중얼거렸던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외모를 보고 판단하거나 어느 사람의 과거에 집착해서 현실을 용서하지 못하고 하느님 앞에 그의 참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이신 하느님은 우리를 그렇게 대하시지 않으신다는 점입니다.
돌아온 탕자를 대하실 때도 재산을 가지고 나가서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썼고 무슨 짓을 했으며 무슨 염치로 돌아왔느냐고 따지지 않으셨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약속을 받으시고 받아들이신 것도 아닙니다.
오직 ‘아버지를 찾아 돌아왔다는’ 그것만을 가지고 기뻐하셨을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죄 많은 여인이 눈물로 통회하는 것만을 보시고 모든 죄를 용서하십니다.
그런데 시몬은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느님과 사람 앞에서 “자신은 선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떳떳해 했기에 눈물을 흘릴 필요성은커녕 자비의용서가 아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남을 용서 못 한다’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용서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며, 용서 받아 본 적이 없으니 용서가 무엇인지 모를 것입니다.
용서가 무엇인지 모르니 자기도 하느님 앞에 용서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진실로 용서하는 바로 그 자리에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고, 용서하는 그 행위에서 하느님을 따르는 표가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하느님과 갈라놓고 단절시키는 것은 바로 ‘자기만족’입니다.
타인에게도 아쉬운 것을 모르고 하느님께 대해서도 아쉬운 것을 모르는 자기만족 말입니다.
이럴 때 죄의 용서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을 모르기에 하느님께 대한 진정한 사랑도 부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기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교만이고 하느님께 머리를 숙이고 마음을 열 줄 모르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살펴 자기를 용서하라.’
‘자기를 용서했으니 타인을 용서하라.’
‘집, 직장, 친구, 이웃 등을 용서하라.’
‘용서함으로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화해하라.’
그럴 때 평화가 있고 새로이 무엇인가를 의욕 있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후광 신부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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