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터 > 나눔방
|
 |
 |
|
작성일 : 03-03-20 00:00
|
[복음]아브라함이 라자로를 품에 안고 있었다.
|
|
 조회 : 8,550
|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오늘 복음 말씀은 어느 한 말씀도 버릴 것이 없는 완벽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이 비유에 나오는 두 인물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부자’,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사치로 가득 찬 사람입니다.
그는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대제사장들의 옷을 뜻하는 것이며, 이 옷의 값은 노동자들 하루 품삯의 3,400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였습니다.
또한 그는 날마다 호화롭게 잔치를 벌였습니다.
이는 이국적이고도 값비싼 요리로 흥청거리며 즐기는 모습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매일같이 행해졌다는 것은 노동하지 아니하고 일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나 가능한 일입니다.
즉 사람은 안식일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또한 6일 동안 힘써 일을 해야 한다는 명을 어기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엿새 동안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안 부자는 나태와 방종에 빠져 살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거지인 ‘라자로’는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로 연명하며 살았습니다.
그들은 음식을 손으로 먹었는데, 아주 부유한 집에서는 두껍게 썬 빵 덩어리에다 손을 닦았으며 그 후에 그 빵은 내버렸습니다. 라자로가 바라고 있었던 빵은 바로 그러한 빵이었습니다.
그는 거지였으며, 온 몸이 헐고 상처에서 흐르는 고름으로 고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몸이 쇠약하여 그의 상처 자리를 핥으러 오는 개들을 물리칠 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라자로는 무기력하고 비참한 가난한 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의 전경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인물들이 죽은 다음에 오는 후세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에서 예수님은 두 인물의 처지가 완전히 바뀌어 라자로는 영광 속에, 부자는 지옥의 고통 속에 있는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부자의 죄가 무엇이었나 하는 점입니다.
그는 라자로에게 자기 대문에서 나가라고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기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을 라자로가 받아먹는 것을 못하게 하거나, 지나가며 그를 발길로 차거나 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는 고의적으로 라자로에게 몹쓸 짓을 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 부자의 죄는 거지 라자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단지 라자로의 모습을 그럴 수도 있다 하는 식으로밖에 안 보았다는 것, 이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자신이 사치 가운데 뒹굴며 세월을 보내고 있는 동안 라자로는 고통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어도 그러한 것을 당연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는 사실, 이것이 그를 지옥으로 가게 한 죄였습니다.
그 부자가 지옥에 떨어진 것은 그가 무엇을 잘못 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무엇인가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부자의 죄는 이 세상의 고통과 궁핍을 방관했고 이웃의 굶주림과 고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 부자는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소원입니다.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저에게는 다섯 형제가 있는데, 그를 보내어 그들만이라도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도록 경고해 주십시오”하고 청합니다.
그러나 이 청은 거절당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아브라함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그 이유는 무서운 경고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서도 또한 주위 어느 곳을 보더라도 위로해 주어야 할 슬픔이 있고 채워 주어야 할 궁핍이 있고 해방시켜 주어야 할 고통이 가득한데도 그것을 보는 이가 아무런 감정도 가지지 아니하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아니한다면 그러한 사람을 변화시킬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그 부자의 죄가 어떤 나쁜 일을 했던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필요를 보고도 외면했다는 데에 있었다면 오늘 우리 자신은 어떠한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대화후광 신부님 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