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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18 00:00
[복음]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글쓴이 : 가로등
조회 : 11,147  
<<주님 수난 성금요일>>

우리는 살다 보면 부모님을 비롯해서 형제나 이웃 또는 다른 이들과 어떤 일로 인해서 마음을 상하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이런 이에는 이러했어야 했을 텐데”하는 생각으로 의례 불안이 따르게 됩니다.
그러한 경우 그 관계를 회복하는 길은 서로가 화해하여 사랑과 온정이 다시 오가도록 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둘 사이의 인연은 다시 살아나겠지만 그러나 어느 한편이라도 먼저 머리 숙이고 화해하기를 거절하면 그 둘 사이는 단절되며 서로의 인연은 끊기게 되는 것으로, 그 둘 사이의 관계는 죽음과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비단 상대를 거역하여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뿐 아니라 해야 할 본분을 하지 않을 때에도 발생하게 됩니다.
즉 부모의 마음을 상해드리는 불손한 행위 뿐 아니라, 무심한 속에서 외면하는 상태 역시 둘 사이에 오가야 할 사랑의 정을 죽이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이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만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이 세상을 알고 의식하기 이전에 그 옛날에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그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와 언약을 맺으신 후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즉 하느님은 사람에게 세상의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지혜와 의지와 자유를 주시어 창조하셨습니다.
지혜와 의지와 자유를 주셨다는 사실은 사람을 하느님 모습을 닮은 자로 지으시고 사람이 그 나름대로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질 줄 알고 행동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며 그렇게 인정하시기에 계약의 의미를 띠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아담과 하와에게 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먹어라.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따먹지 말아라. 그것을 따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잘못 사용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등지는 잘못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아마 현재 우리도 자유가 없다면 잘못할 것도 없고 누가 우리에게 잘못한 책임도 물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유가 주어졌기에 사람은 책임을 질 줄 알고, 그렇기에 잘 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세상 어느 피조물에게도 주어지지 않은 사람만이 가진 특전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5장 12절에서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죄를 설명해 주십니다.
비단 그 옛날에 아담과 하와 뿐 아니라 지금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도 크든 적든 타인과 하느님께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죄로 인해서 갈라진 관계를 이어 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화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회복을 화해라고 한다면 하느님과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을 우리 편에서 볼 때 구원이라고 합니다.
구원이란 하느님께서 당신과의 친교를 통해서 자기가 진 죄를 안고 죄 중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죄의 용서와 아울러 죄의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삶을 이룩해 주신다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그것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거역으로 범한 죄를 대신한 예수님의 희생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한 순명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이룩하신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 죄를 대신하여 희생되신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저지른 실수와 죄로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자기를 대신하여 벌을 받아 주고 자기를 대신하여 죽어 줄 사람이 있다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습니까? 우리는 그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사랑과 온정이 깃들어 있지 않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이 세상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희생적인 사랑은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자기 자신을 다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바로 그러한 사랑을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써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감추시고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와 같은 자 되시고 33년간이나 지내셨으며 이제 순명의 극치인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성부의 뜻에 따라 구원의 성업을 완성하실 시간에 가까이 이르십니다.
이 때 그분은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마치시고 겟세마니 동산으로 가시어 밤이 늦도록 땅에 엎드려 장차 당신이 당하실 수치스러운 고통과 모욕, 죽음을 내다보시면서 피와 땀을 흘리시면서 괴로워하십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그분은 이렇게 탄식하시며 기도하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악당들에게 강도처럼 붙잡히시어 갖은 조롱과 매 맞음을 겪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셨습니다.
온몸은 상처로 피투성이가 된 채 머리에는 가시로 만든 관을 쓰고 어깨에는 무거운 십자가 나무를 지고 가시면서 세 번이나 넘어지셨고 결국, 갈바리아 언덕에 끌려 올라가 온몸이 벌거숭이가 되어 굵은 쇠못에 네 수족이 못 박혀 십자가 위 허공에 달려 강도들 사이에서 죽으셨습니다.
심장이 한 군사의 창에 찔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다 흘리심으로써 하느님께서 약속하셨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던 인류 구원의 속죄물로 희생되신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신 것은 우리를 대신하여 성부께 드리신 순명이요, 우리를 천국에 초대하시어 당신 기쁨을 우리와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임을 우리는 깊이 묵상하며 감사하여야 하겠습니다.
-대화후광 신부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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