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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07 23:33
삼복 더위에 생각나는 우물가 풍경
 글쓴이 : 요한 김
조회 : 7,607  
삼복 더위에 생각나는 우물 가 풍경

올 여름 더위는 유난히도 심한 거 같다 30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거 같다 예전엔 소낙비가 한 바탕 지나가면 한결 시원한 바람이 등 줄기에 배인 땀을 훌쩍 식혀주기도 했건마는 요새는 어찌된 일인지 소나기가 오고 나도 후덥지근하고 끈끈하긴 마찬가지니 소낙비를 맞이하는 맛이 별로인 거 같다

 하기사 동네 거리이건 마당이건 불덩어리 같이 달구어진 아스팔트 바닥이니 그럴 수 밖에 ... 게다가 기름으로 불을 때는 자동차 그리고 후끈 달궈진 콩크리트 건물 덩어리가 앞 뒤로 꽉 들어찼으니 그럴 수 밖에 ...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밖에서 뛰어 놀다 들어와선 웃통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빨래판(수도 가 콩크리트 바닥에 박힌 돌판)에 엎드려서 엄마가 펌프 물을 등에 끼얹으면 금방 땀이 쑥 들어가고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그러고 나서 우물 속에 담가 놨던 참외 수박을 꺼내 먹으면 금방 더위가 싹 가시곤 했던 옛날 생각이 아련하다
 저녁에는 모깃불(연기를 내서 모기를 쫓아내는)을 마당 한켠에다 피워 놓고 평상이나 멍석 위에 둘러 앉아서 옥수수나 단 호박을 논아 먹으면서 밤이 깊어 별이 쏟아져 내리도록 이런 저런 얘기로 밤 깊어가는 줄 몰랐다

 좀 늦은 저녁에는 모기장을 쳐 놓은 대청 마루 안에다 하얀 옥양목 욧닛을 시친 요를 깔고
삼베 홋 이불을 덮고 할머니 옆에 누어서 할머니 한테 옛날 얘기를 졸라대다가 금방 잠이 들곤 하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에어콘>을 틀어 놓고 TV를 보는 요즘 사람들이 정말로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는 건지?
이제 말복이 지나고 좀 시원해지면 또 잊어버리고 한 해를 지나가겠지요?


                2010.8.

요한 김 11-12-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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