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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8-14 00:00
 조회 : 7,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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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 bgcolor="white" text="black" link="blue" vlink="purple" alink="red"><table border="5" cellpadding="10" cellspacing="10" width="520" bgcolor="white" bordercolor="#660000"><tr>
<td valign="top"><p><font color="black"><br> <br> </font></p><p><br> </td>
</tr><tr><td><p><br> </p><p align="center"><img src="http://www.northernimages.com/ugallery/images/LSR49s.jpg" width="500" border="0"> </p>
<p><br> </p><ul><p><br>
소록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K신부앞에 일흔이 넘어보이는 <br>
노인이 다가와 섰습니다. <br>
"저를 이 섬에서 살게 해 주실 수 없습니까? <br>
<br>
느닷없는 노인의 요청에 K신부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br>
"아니, 노인장께서는 정상인으로 보이는데
나환자들과 같이 살다니요?" <br>
"제발" <br>
그저 해본 소리는아닌 듯 사뭇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br>
노인을 바라보며 K신부는 무언가 모를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br>
" 저에게는 모두 열명의 자녀가 있었지요" <br>
자리를 권하여 앉자 노인은 한숨을 쉬더니 입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br>
"그런데 그중의 한 아이가 문둥병에 걸렸습니다." <br>
"언제 이야기입니까?" <br>
"지금으로부터 40년전,그 아이가 열 한 살 때였지요" <br>
<br>
"발병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아이를 다른 가족이나 <br>
<br>
동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br>
"여기로 왔겠군요" <br>
"그렇습니다." <br>
<br>
소록도에 나환자촌이 있다는 말만 듣고 우리 부자가 길을 떠난 건 <br>
어느 늦여름이었습니다. <br>
<br>
그때만 해도 교통이 매우 불편해서 서울을 떠나 소록도까지 오는 <br>
여정은 멀고도 힘든 길이었죠. <br>
하루 이틀 사흘….<br>
더운 여름날 먼지나는 신작로를 걷고 타고 가는 도중에 <br>
우린 함께 지쳐 버리고 만 겁니다. <br>
그러다 어느 산 속 그늘 밑에서 쉬는 중이었는데 <br>
나는 문득 잠에 골아 떨어진 그 아이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br>
바위를 들었지요. <br>
맘에 내키진 않았지만 잠든 아이를 향해 힘껏 던져 버렸습니다! . <br>
그런데 그만 바윗돌이 빗나가고 만 거예요. <br>
이를 악물고 다시 돌을 들었지만 <br>
차마 또다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어요. <br>
아이를 깨워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br>
그런데 문제는 소록도에 다 왔을 때 일어났습니다. <br>
배를 타러 몰려든 사람들중에 눈썹이 빠지거나 <br>>
손가락이며 코가 달아난 문둥병 환자를 정면으로 보게 된 것입니다. <br>
<br>
그들을 만나자 <br>
아직은 멀쩡한 내 아들을 소록도에 선뜻 맡길 수가 없었습니다.<br>
멈칫거리다가 배를 놓치고 만 나는<br>
마주 서있는 아들에게 내 심경을 이야기했지요. <br>
고맙게도 아이가 이해를 하더군요. <br>
"저런 모습으로 살아서 무엇하겠니? <br>
몹쓸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차라리 너하고 나하고 함께 죽는 길을 택하자." <br>
우리는 나루터를 돌아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갔습니다. <br>
신발! 을 벗어두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오던지…. <br>
<br>
한발 두발 깊은 곳으로 들어가다가 거의 내 가슴높이까지 물이
깊어졌을 때였습니다. <br>
갑자기 아들녀석이 소리를 지르지 않겠어요? <br>
내게는 가슴높이였지만 <br>
아들에게는 턱밑까지 차올라 한걸음만 삐끗하면 물에 빠져 죽을 판인데 <br>
<br>
갑자기 돌아서더니 내 가슴을 떠밀며 악을 써대는 거예요. <br>
문둥이가 된건 난데 왜 아버지까지 죽어야 하느냐는 거지요. <br>
형이나 누나들이 아버지만 믿고 사는 판에 <br>
아버지가 죽으면 그들은 어떻게 살겠냐는 것이었습니다. <br>
완강한 힘으로 자기 혼자 죽을 테니 <br>
아버지는 어서 나가라고 떠미는 아들녀석을 보는 순간, <br>
나는 그만 그애를 와락 껴안고 말았습니다. <br>
참 죽는 것도 쉽지만은 않더군요.<br>
<br>
그 후 소록도로 ! 아들을 떠나보내고 <br>
서울로 돌아와 서로 잊은 채 정신없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br>
아홉 명의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을 나오고 결혼을 하고 손자 손녀를 낳고… <br>
<br>
얼마 전에 큰 아들이 시골의 땅을 다 팔아서 함께 올라와 살자더군요.<br>
그래서 그렇게 했지요. <br>
처음 아들네 집은 편했습니다.<br>
주는 대로 받아먹으면 되고 이불펴 주면 드러누워 자면 그만이고. <br>
가끔씩 먼저 죽은 마누라가 생각이 났지만 얼마동안은 참 편했습니다. <br>
그런데 날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br>
그 애들은 아무 말도 없는데 말입니다. <br>
어느 날인가는 드디어 큰 아이가 입을 엽디다. <br>
큰아들만 아들이냐고요. 그날로 말없이 짐을 꾸렸죠. <br>
그런데 사정은 그후로도 마찬가지였어요. <br>
둘째, 셋째, 넷째--….<br>
<br>
허탈한 심정으로 예전에 살던 시골집에 왔을 때 <br>
문득 40년 전에 헤어진 그 아이가 생각나는 겁니다. <br>
열한 살에 문둥이가 되어 소록도라는 섬에 내다버린 아이, <br>
내손으로 죽이려고까지 했으나, <br>
끝내는 문둥이 마을에 내팽개치고 40년을 잊고 살아왔던 아이, <br>
<br>
다른 아홉명의 아이들에게는 온갖 정성을 쏟아 힘겨운 대학까지 <br>
마쳐 놓았지만 내다버리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아이,...... <br>
다시 또 먼길을 떠나 그 아이를 찾았을 때 <br>
그 아이는 이미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br>
쉰이 넘은 데다 그동안 겪은 병고로 인해 나보다 더 늙어보이는, <br>
그러나 눈빛만은 예전과 다름없이 투명하고 맑은 내 아들이 <br>
울면서 반기는 것이었습니다. <br>
그는 나를 껴안으며 이렇게 말했지요. <br>
"아버지를 한시도 잊은 날이 없습니다. <br>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40년이나 기도해 왔는데 <br>
이제서야 기도가 응답되었군요." <br>
나 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물었죠. <br>
어째서 이 못난 애비를 그렇게 기다렸는가를... <br>
자식이 문둥병에 걸렸다고 무정하고 내다 버린 채 <br>
한번도 찾지 않은 애비를 원망하고 <br>
저주해도 모자랄 텐데 무얼 그리 기다렸느냐고…. <br><br>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br>
여기 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는데 <br>
그 이후로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었노라고. <br>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비참한 운명까지 감사하게 만들었노라고. <br>
<br>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번 <br>
자기의 기도가 응답된 것에 감사하는 것이었습니다. <br>
아아 그때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br>
나의 힘으로 온 정성을 쏟아 가꾼 아홉 개의 화초보다, <br>
쓸모없다고 내다버린 하나의 나무가
더 싱싱하고 푸르게 자라 있었다는 것을. <br>
예수 그리스도,! <br>
그분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내 아들을 변화시킨 분이라면 <br>
나 또한 마음을 다해 받아들이겠노라고 난 다짐했습니다. <br>
신부님, <br>
<br>
이제 내 아들은 병이 완쾌되어 여기 음성 나환자촌에 살고 있습니다.<br>
그애는 내가 여기와서 함께 살아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br>
그애와 며느리, 그리고 그애의 아이들을 보는 순간, <br>
바람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br>
그들의 눈빛에는 지금껏 내가 구경도 못했던 그 무엇이 들어있었습니다.<br>
공들여 키운 아홉명의 아이들에게선 한번도 발견하지 못한 <br>
사랑의 언어라고나 할까요. <br>
나는 그애에게 잃어버린 40년의 세월을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br>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br>
그애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 요청을 받아들일 작정입니다.<br>
그러니 신부님! 저를 여기에서 살게 해 주십시오" .......<br><font color="#775100"> </font></ul></td></tr></table><ul><p> </p></ul></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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