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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0-17 22:40
 조회 : 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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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을 떠나 보내고 ...
40여년 긴 세월 동안 가까이 지내던 형님(동서)을 갑자기 떠나 보냈다 주변에서 내 손위 사람이 떠나버리고 나서 내가 맨위에 서게 되니 마음이 너무 착잡해진다
그 형은 이북에서 어린 나이에 서울에 유학왔다가 38선이 가로 막히는 바람에 고아 아닌 고아가 돼 버렷다 다행히도 누이가 한분 계셔서 의지하고 지냈다 그래도 고학을 하다시피 해 가면서 서울 의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도 받고 외국에 연수도 다녀오고 1960년대 부터는 휘날리던 외과의사로서 명성을 얻게 되고 외과학회 회장도 역임하고 의과대학 교수도 역임하였다 부인도 의학박사로서 병원을 개업했고 딸만 셋을 두었는데 박사도 있고 박사 사위도 얻게 되었다
그런데 80이 내일 모래인데 별안간 불치병 진단이 나와서 6개월 정도 투병 끝에 세상을 하직하게 된 것이다
나는 7남매의 맏이요 장손이니까 집안엔 손위 형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던 터에 손위 동서를 맞아 나름대로 외로움을 느낀 사람끼리 다정하게 지내게 되었던 것이다 20년 가까이 테니스클럽에도 같이 다녔고 1주일에 한 두 번은 술도 한잔 하면서 자별하게 지내게 되었다 게다가 동서 집안 제사를 오랜 동안 내가 집사를 보게 된 것이 또한 특별한 인연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40여년 전 그 어렵던 시절에도 세계에서 유명한 술을 (주로 위스키 종류) 거의 섭렵하기도 했다
한 두어 시간 걸려서 공원묘원에 도착해서 안장의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마지막 가는 길에 헌화를 하면서 드디어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형님! 이게 뭐야! 이게 무슨 일이야? 100살은 아니드라도 80은 넘겨야 하지 않겠어?’라고 했잖어?‘ 참석한 모두가 소리 내어 펑펑 울었다
아! 이젠 응석을 받아 줄 사람도 없고 술 한잔 포근하게 마주 할 사람도 없고 인생사를 의논할 데도 다 없어지고 말았단 말인가? 그 집 사위 감도 내가 다 미리 보곤했는데 ...
만나곤 헤어지는 게 인생사라곤 하지만 나에게 닥쳐서 느껴보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면서 마음을 가누기가 쉽지가 않은 거 같다
가을 하늘 석양에 인생의 긴 언덕에 외로이 서서 지나온 생의 발자취를 뒤돌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 형님을 떠올려 본다 ‘부디 하늘나라에 가거든 아프지도 말고 천상낙원에서 편히 잘 지내요.’
우리 주 하느님! 비록 이승에선 주님을 모시지 못한 영혼이오나 그래도 착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 삶을 살다가 간 영혼이오니 어여삐 여기사 구원의 손길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2010.10.24. 형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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