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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1-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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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스마일 인사(3) -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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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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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오늘은 막걸리로 할까요
요한: 어! 좋지. 청탁불문이라 했던가
막걸리와는 빈대떡이 제격이지. 운치도 있고.
스테파노! 오늘은 스마일 중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는 얼굴을 그려 볼까해.
스테파노: 형님. 아무리 바빠도 한번 튕기고 시작합시다
요한: 자! 스마일 운동이 번개처럼 확산되기 위하여!
스테파노: 위하여!
요한: 수년 전의 일이었어. 수원에 있는 oo집에 거주하는 요셉씨 목욕 봉사 갔던 얘긴데
요셉씨는 60중반을 넘긴 나이에 척추를 못쓰시는 전신마비 상태였어.
oo집에 목욕시설이 없어서 인근 목욕탕으로 차를 태워 모시고 가서,
한 달에 한번 목욕을 시켜 드리곤 했지.
말씀도 어눌해서 처음에는 통역 없이는 잘 못 알아 들을 정도였지.
그래도 우리를 만나면 반가운 미소로 아~ 안녕하세에요 하면서
머리를 아래위로 흔들고 돌리며 어렵고 힘들면서도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 거야.
여럿이 합동작전으로 어렵사리 등에 업혀 승용차에 동승하고 가면서
내내 싱글벙글 이셨어.
처음에는 말씀도 별로 없으셨는데 만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어눌하고 힘드신 말투로 무슨 말이든 하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지.
차창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어. 요셉씨는 갑자기 무슨 좋은 생각이 나셨는지
에헤에 비가 몇 도이게요 하시는 것이었어.
나는 무슨 말씀인지 눈치를 못 채고 침묵이 흐르고 있는데(내가 원래 둔하잖아)
5도에요 하시면서 비이가 오오도다아 머리를 흔들며
미소를 머금은 모습으로 장하다는 듯 노래하시는 그 모습 어린애처럼 천진난만한 모습
정말 일품이었어.
듣는 사람에 따라서 썰렁한 유머일지도 모르고, 비록 레퍼토리는 한가지 뿐이었지만,
요셉씨 딴에는 봉사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몸과 마음을 다한
요셉씨의 전부이며 요셉씨로서는 최대의 배려인 것처럼 느껴졌어.
참 순수하신 분이셨어. 고마움을 온몸으로 말하고 계신 것 같았어.
지금까지도 온몸으로 웃으시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한번은 요셉씨를 등에 업고 목욕탕 바닥에 내려 놓으려다가
그만 미끄러져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요셉씨의 머리가 목욕탕 바닥에 쾅 부딪혔지.
순간 당황하여 죄송합니다 하면서 머리를 만지며 얼마나 아프세요 하면서
놀라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그 어눌한 말씨로 태연하게 괜찮아요 하시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빙그레 웃으시는 것이었어.
얼마나 천금 같은 미소였는지 몰라. 아마도 천사의 미소 같았어.
스테파노! 왜 아프지 않으셨겠어.
당황해 하는 내가 미안해 할까봐 고통을 속으로 참으시고 겉으론 미소를 지어주신 거야.
죄송하면서도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는지 몰라.
그 때 그 미소 백만 불짜리 미소고 두고두고 생각나.
이 세상에서 제일 고귀하고 멋있는 미소였어.
나로서는 큰 충격이었어. 아픔을 참아가며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너그러운 미소!
순간 부끄러움이 온몸을 확 휘감아 왔어. 나도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큰 스승님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셨던 예수님처럼 느껴지기도 했어.
목욕이 끝나고 oo집에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아까 목욕탕에서의 일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드렸더니
또 고맛듭니다 하시며 온몸으로 웃으시는 그 모습도 정말 일품이었어.
그러면서 매주 만날 수 없느냐고 말씀하셨어.
나는 매주가 아니라 매일 만나 뵙고 싶다고 했지 그랬더니
바쁘시겠죠 하시며 서운한 모습이셨어. 그때 모습이 지금까지도 미안해.
스테파노! 나는 그런 훌륭한 요셉씨한테 어쩌면 씻지 못할 죄를 지었어.
요셉씨와 첫 번째 목욕하는 날이었지.
어렵사리 옷을 벗겨드리고 목욕탕 안에 까지는 모셔갔는데
벌거벗고 누워계신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도 목욕을 시켜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어.
그렇다고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해서 멀리서 물만 퍼붓고
내 손에 피부가 닿을까봐 몸엔 비누칠을 못해 드리고 수건에 비누를 칠해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멀리서 대충대충 문지르고 물로 씻겨 드리기만 했었어.
그런데 다음 번에 먼저 번의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맨손으로 요셉씨의 온몸에 비누를 칠하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어.
보통사람보다도 훨씬 더 보들보들하고 촉감이 아주 좋았어.
험악한 겉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보드라웠어.
그 다음부터는 첫 번째의 죄를 속죄하는 뜻으로 또는 정이 들어서 구석구석 땀 흘려가며
정성을 다해 깨끗하게 목욕을 시켜 드렸지.
피부를 맞대며 목욕탕에서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요셉씨의 비단 같은 마음씨
그리고 상대방을 온몸으로 배려하시는 마음 등 고마움과 함께 큰 교훈을 얻었어.
요셉씨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통하여 맹자의 성선설이 생각났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되었기에
우리 인간은 원래는 요셉씨처럼 착한 사람 인 것 같았어.
겉이 멀쩡하면서도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보다도
훨씬 훌륭한 사람이었고, 비록 어눌한 말투였지만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하시면서
빙그레 웃어주시는 그 모습에 큰 감동도 받았고.
요셉씨를 통해서 겉으론 신체적으로 부자유스러운 분들에 대한 애정이 생겨났고
봉사 활동하는데 큰 밑걸음이 되었어.
이 세상에서 제일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깨닫게 되었어. 요셉씨는 진짜 예수님 같았어.
스테파노! 내가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스마일 인사에 대해서 기억나는 얘기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목욕 봉사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된 거야.
난 지금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따르고 싶어.
스테파노! 생각해 보면, 요셉씨와 보낸 시간들은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었던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스테파노! 우리의 삶을 인간적 중심에서 영성적 중심으로 살면 어떨까 생각해.
이건 어쩌면 나한테 외치는 몸부림일지도 몰라.
스테파노! 사람들이 흔히들 자연의 이치를 절대적 진리라고 하지.
난 자연의 이치가 곧 창조주 하느님의 뜻이 아닌가 생각해.
스테파노!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자연의 선물이 뭐라고 생각해?
난 빛과 물과 공기라 생각해.
공기와 물은 언제나 변함없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어.
아마도 낮은 곳을 사랑으로 보살피려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 생각해.
우리 인간도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 언제나 모두가 이웃을 사랑하고 낮을 곳을 향하여
사랑을 베풀며 살아간다면 바로 이런 세상이 지상낙원이 아니겠어.
아마도 하느님께서도 이런 세상을 바라고 계실 꺼야.
스테파노: 좋은 말씀 많이 잘 들었습니다.
요한: 오늘도 재미나게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네.
막걸리를 먹어서 그런지 술이 좀 부족한 것 같아.
스테파노: 소주한잔 더할까요? 형님은 소주파잖아요.
요한: 맞아 맞아. 역시 우린 소주파야. 오늘은 늦었으니, 소주는 다음에 더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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