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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7-28 00:00
술 안주
 글쓴이 : 김근성(펠…
조회 : 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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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술 안주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지난 주말, 지리산 중산리 계곡엘 갔었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오랫만에 고향친구 여럿이 민박집에 모여<BR>이런 저런 지난
이야기 속에 밤을 지새며 술을 한잔했다<BR>무엇이 그리 바쁜지 <BR>나이가 들수록 모이는 횟수가 점점 뜸해진다<BR>갈수록 사는 것이
다급하고 아버지 노릇이 힘들어지는 모양이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친구들과 모여 술 한 잔 기울이며,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보면 <BR>언제나 비슷한 주제와 과정을 거치게 된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요즘 사업은 어때, 몸은 건강하지로 시작된 서로의 안부와
<BR></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몇 번의 건배를 하고 나면 이야기는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순서대로 진행된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물가와 과외비로 인한 가계부담을 넘어 부동산 시장으로 가는
경제 이야기를 시작으로<BR>신 행정수도와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정치 이야기가 이라크 국경을 넘어 가면<BR>술기운에 어느 정도 달아오른
몸은 군대시절이야기로 행군을 시작한다<BR>커진 목소리로 방위출신 몇 명을 박살낸 행군은 자식을 키우는 이야기로 이어지면서<BR>거친 숨을 몰아
쉬며 행군을 멈춘다<BR>추가로 술과 안주를 시켜 술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수습한 이야기는</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건 자식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는
거라는 말을 시작으로<BR>나는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이 없지만 내 자식만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BR>뒷바라지를 하여 떳떳이 살게 하겠다는
우리내 부모들이 殺身成人정신을 들으며<BR>어렵게 살았던 어릴적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왠지 살아있는 듯 정감이 있는 貧寒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BR>한마디만 해도 서로 알아듣고 가슴에 와 닫는 이야기<BR>자식을 키워봐야 비로서 이해되는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나온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지금처럼 꽤나 무더웠던 여름 어느 날<BR>새 옷을 만들어
주신다는 어머니의 말에 마음이 들떠있던 나는<BR>어머니가 다 만들었다고 입어 보라며 내미는 셔츠를 보는 순간<BR>노란색이라니, <BR>여자나
입는 노란색을 남자인 나보고 입으라니<BR>얼굴을 찌푸리며 이 옷은 안 입는 다며, 다시 만들어달라고 떼를 쓰니<BR>옆에 있던 누나가 당시
유행하던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불러주며 <BR>예쁘다고 달래 주었지만<BR>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BR>억울함과
아쉬움이 범벅이 되어 나는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고<BR>마침내 아버지한테 야단을 맞고 뒤 방으로 쫏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는데<BR>날
두둔하던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나가신 아버지가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오셨던 일</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시도 때도 없이 우리 집엘 찾아와<BR>집사람한테 억지를
써서 라면을 끓여 먹고 <BR>내가 퇴근 할 때까지 테니스장에서 죽치던 우리의 백수 시절<BR>(그 시절 우리 집은 테니스장 옆에 있었다,
어울리던 친구 중 나만이 유일한 유뷰남 이였고,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공무원으로 군청엘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백수시절 내내
친구들은 외박을 하거나 엉뚱한 짓을</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하고는 자기 집에 가서는 나를 팔아먹기 일쑤였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팔남매 모두가 모여 아버님 기일을 지내고 돌아오는
날<BR>"니덜이 모두 와서 좋구나"<BR>"아프지 않게 건강 잘 챙겨라”하신 말씀의 의미를<BR>나이가 더 들면 알 수 있을까
?<BR>(어머니는 우리가 아버님 기일을 지내고 올라온 그 다음날 새벽에 운명 하셨다)</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집과 애들, 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던
잡다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BR>모든 술기운을 날려 버린 보통의 아버지는</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P>
<P style="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늦은 시간 공허한 하늘에 달려있는 <BR>지난 이야기 한
가닥을 잡고 힘에 겨워 비틀거리며 집으로 간다.  (2004. 7. 27)<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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