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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터 > 평신도 단체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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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1-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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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ME 연차 총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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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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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성큼 높아진 하늘을 보며 이 가을엔 한가지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었는데 벌써 11월의 마지막 주말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가을이 그렇게 덧없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253차 ,254차 ME주말을 경험한 다섯 가족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시간과 틀에 매이지 않고 가을을 여행할 수 있었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11월초 짧은 2박3일간의 제주도 여행이었지만 특별한 계획 없이, 그 무렵 성 김대건 신부님께서 상해에서 사제 수품 후 귀국 길에 표착한 제주도 용수리를 성지로 선포, 기념관을 개관한다는 기사 하나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김포공항까지 버스를 타고 제주에 도착해서도 렌트카 없이 버스만 이용하여 이동했습니다. 제주도 서해안 작은 포구에 위치한 성김대건 신부님 기념관을 찿아 갈때도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시내,시외버스를 갈아타면서 찿아나섰습니다. 아낙들이 버스기사에게 물건을 맡기면서 받아갈 사람이 나오는 정류장과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건내는 모습을 보며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고, 혹시나 우리가 내릴 정류장을 놓쳐 낯선 곳에 미아처럼 남겨지면 어쩌나 하는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차창 밖으로 제주도의 시골 풍광을 보는 즐거음도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도보로 20여분 걸린 김대건 신부님 기념관은 개관 다음날이라 그런지 아직 관람객이 없고 점심 시간이라고 문도 잠겨 있어 누군가 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면서 김대건 신부님께서 타고 오신 작은 목선 라파엘호에 올라가서 그 때 그 시절을 상상해 보고 있을쯤 누군가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기념관 사람인가 했더니 성 이시돌 목장 피정의 집에서 사전 답사를 나오신 분이셨습니다. 같이 기다리면서 우리가 차도 없이 왔다며 여행 목적을 얘기하자, 그럼 시간 있으면 성 이시돌 목장 피정의 집을 같이 가보자고 하기에 흔쾌히 동의를 했습니다.
기념관을 관리하는선교사님의 안내로 내부를 구경하다가 본당에서 ME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하니까 더욱더 반갑다며 한국 ME대표 부부와 개인적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관심을 많이 보여주시고 제주도 가톨릭 현황(50만이 안되는 제주도 인구중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으며 총 23개 본당)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 이시돌 목장에서 오신 형제님을 따라 가면서 성 이시돌 목장 피정의 집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주님이 이끄시는 세계로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성이시돌 목장 피정의 집에 도착하니 거대한 15처의 길이 있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14처 기도를 바치는데 이 곳은 예수님의 부활까지 포함해서 15처로 이루어졌고, 큰 호수를 끼고 돌면서 로사리오 기도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길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15처의 성물 조각상은 전세계 어느 성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엄하고 거대하며 그 리앨리티가 영화 "PASSION OF CHRIST"에서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으로 가시던 고통의 길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듯 했습니다. 안토니오와 손을 꼭잡고 15처로 발걸음을 옮기며 기도를 하고 로사리오 연못을 지나 내려오니 수녀원과 삼위일체 성당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성체조배를 하며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손길을 그대로 잡은듯한 감동에 그만 코끗이 시큰하며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도 좋은 시간이였고 아쉬움이 남지만 성 이시돌 피정의 집이 깊은 산중이어서 우리가 묵고 있는 중문 단지로 가려면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야 했는데 호텔로 돌아갈 일이 막막해 졌습니다.
피정의 집 형제님 신세를 다시 지기도 그렇고 교통편을 알아보니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몇 시간에 한번 지나가는 시외버스가 있다고 하기에 무작정 정류장 표시도 없는 시골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솔찍히 불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안되면 지나가는 차를 얻어탈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을 무렵 한 30분 기다리고 있으니까 터덜거리고 오고 있는 시외버스를 보는 순간 혹시 우리를 안태우고 지나칠까 온몸을 쓰듯 크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도 모르면서 "중문으로 갈 수 있는 장소에 내려주세요" 하니까 좀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이 버스 중문 입구에 갑니다" 하는데 "아!. 살았구나" 하는 기분으로 안토니오와 나는 웃음을 지었습니다. 중문에 도착 했을 때는 어느덧 해가 지려고 하는데 호텔에서 아침만 먹고 점심 먹을 장소와 때를 놓첬으니 배 고프다는 신호가 너무 절실하게 느껴지기 시작 했습니다. 한 나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돌아온 듯이 의기양양해 했고 감사 기도로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보통 여행은 사전 준비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하기 마련인데 이번처럼 시간과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주어지는 상황에 맡겨 발길 닿는대로 가는 자유로운 여행은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찐짜 여행의 묘미를 즐기고 더군다나 마치 주님이 이끄시는 듯한 손길을 느낀 여행이었고 마음을 겸손하게 하는 여행이어서 더욱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이 가을 더욱 더 보람있고 마음을 풍성하게 하였던 것은 253차, 254차 ME 주말을 함께 한 새가족이 있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새 ME 식구에게 ME주말을 보낸 소감을 묻자 "철은 포항제철이나 현대체철소에서 녺이는 줄 알았는데 ME 주말에서 철보다 더 강한 사람 마음이 녹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하셨던 자매님의 말씀이 이 환영식을 준비한 ME 식구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보람을 안겨 주었습니다.
처음 ME대표를 맡으면서 못하겠다고 손을 내져었을 때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은 "소명" 이라며 우리 부부를 꼼짝 할 수 없게 따르게 했던 일이 얼마전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말이 대표이고 봉사이지 여러분으로 부터 사랑만 받고 제대로 보답하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처음 막연하던 마음으로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기로 기도하던 시간을 기억해 봅니다.
늘 곁에서 힘껏 응원해 주신 ME수원교구 대표님, 한결같은 마음으로 협조해주신 총무님과 조장님. 어떤 행사나 모임도 ME이름으로 모이는 일이면 힘을 실어 주시는 이매동 성당 우리 ME가족들, 무엇보다도 늘 기도와 관심으로 ME를 격려해주시고 관심을 보이시는 정운택( 대건안드레아)본당 신부님의 ME 사랑의 마음이 합해져서 지난 1년간 ME 이름으로 크고 작은 본당 행사를 치르고 ME 정신을 실천할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햔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있지만 내년 보다 발전적인 본당ME의 도약을 기대하면서 ME가족 모두를 12월 2일 토요일 저녁 7시 9교리실에서 연차총회를 열려고 합니다.
어느덧 겨울로 가는 문턱에서 만추의 산야는 그 빛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단풍잎이 마지막 낙엽되어 떨어지고 있습니다. 삶의 흔적을 남긴 나뭇잎이 다 떨어진다고 해도 사그락 사그락 낙엽 밟는 소리가 옹솔그린 세월을 그저 덧없다고 하지 않는 것은 빛과 어둠이 녹아들어 인생의 연륜처럼 배인 향기를 내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이치에서 나도 이제는 내게서 떠나가는 것, 내게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조금 더 하느님께 한발 한발 다가서는 것에 익숙해 지고 넉넉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삶의 여정이 되길 기도드리며 여러분을 12월2일 연차총회에 초대합니다.
물론 저녁 식사와 정담을 나누며 즐길 수 있는 사랑의 음료수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많은 ME식구들이 함께하여 즐거움을 나누시길 바랍니다.
ME대표 안토니오,마르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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